인플레이션은 현대 경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이션 동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CPI란?
CPI(소비자물가지수, 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지수입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물가수준과 인플레이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측정 대상: 도시 가구가 구입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
- 가중치: 가구 소비지출 비중에 따라 품목별 가중치 부여
- 기준연도: 특정 기준연도(현재는 1982-84년)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하여 지수화
CPI 산출을 위해 매월 약 8만개 가격자료를 수집하며, 주거, 식료품, 에너지, 의료 등 8개 주요 그룹의 가격변화를 측정합니다. 매월 발표되는 CPI는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등 여러 형태로 공개됩니다.
- 식품 및 음료 – 식료품과 외식비 등
- 주택 – 실주거비 및 가구집기 등
- 의복 – 의복, 신발 등
- 운송 – 신차 및 중고차 가격, 공공교통비 등
- 의료서비스 – 병원비, 의료보험료 등
- 여가(레크리에이션) – TV 수신료, 숙박비, 등의 여가활동 비용
- 교육 및 통신 – 학비, 전화요금 등
- 기타 물품 및 서비스 – 미용, 금융서비스 등
CPI는 연방정부와 기업, 노동계 등 다양한 경제주체에 의해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사회보장연금, 식비보조금 등 연방지출의 물가 연동을 위해 CPI가 사용되고, 기업은 임금인상, 투자의사결정의 지표로 CPI를 참고합니다.
CPI 구분
CPI는 주로 총CPI, 코어CPI, 슈퍼코어CPI로 구분되며 각각 포함되는 항목과 특성이 다릅니다. 코어CPI와 슈퍼코어CPI는 단기 변동성을 제거하여 근원적인 인플레이션 동향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총CPI는 모든 품목을 포함하므로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수준을 더 잘 반영합니다.
① 총CPI(Headline CPI)
– 모든 소비 품목의 가격 변동을 포함한 전체 CPI 지수
– 식품,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도 포함되어 단기 변동성이 큼
② 코어CPI(Core CPI) – 근원CPI
–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지수
– 일시적 요인에 의한 물가 변동의 영향을 배제하여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다 정확히 반영
③ 슈퍼코어CPI (Super Core CPI)
– 코어CPI에서 주거비용 등 추가 항목을 제외한 지수
– 변동성이 작고 지속성 있는 물가상승률 포착을 목적으로 함
– 주거비용 등 단기 충격에 덜 민감한 항목만 포함
FOMC는 이들 여러 지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물가상황을 판단하고 통화정책을 결정합니다. 특히 코어CPI가 기조적 인플레이션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CPI와 금리 & 환율의 상관관계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CPI는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입니다. CPI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며, FOMC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됩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국채금리를 비롯한 시중 금리 전반의 상승을 초래하여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이 높아집니다. 또한 지속된 CPI 상승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국채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요구하여 국채금리가 오릅니다.
한편, CPI 상승은 해당 국가 통화가치 하락과 환율 상승 요인이 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들의 국내 자산 매도가 증가하며, 긴축정책에 따른 자본 유출도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인플레이션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 때문입니다.
미국의 CPI 상승률이 작년부터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연준은 물가안정을 위해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올랐고, 미국 내 자산으로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본이 미국으로 큰 폭 유입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덜하고 금리인상 폭도 작아 국내 자산 매력이 약합니다. 투자자들이 원화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원화에 대한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 차이도 환율 상승 요인입니다. 향후 물가상승이 미국에서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높은 미국 금리와 달러 강세, 예상 인플레이션 격차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나드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가와 통화정책 차이가 환율 변동의 주된 원인인 셈입니다.
FOMC가 CPI를 중요시하는 이유
FOMC가 CPI 지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물가안정 목표 달성 여부 판단
FOMC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 중 하나가 물가안정입니다. 연준법에 의하면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최대화”가 연준의 두 가지 주요 목표입니다. CPI는 물가상승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이므로, FOMC는 CPI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물가안정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2. 통화정책 조정의 근거
CPI가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면 FOMC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합니다. 반대로 CPI가 목표치에 미달하면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인하를 검토합니다. 이처럼 CPI 동향은 FOMC의 통화정책 기조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3. 기대인플레이션 관리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칩니다. FOMC는 CPI 지표를 바탕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고자 합니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및 가격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통화정책 신뢰도 제고
FOMC가 CPI 동향 변화에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면, 통화정책 운영의 신뢰성과 예측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FOMC의 물가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정책 효과를 증대시킵니다.